"코스피 내년 3000이 최대치"…글로벌 투자은행들 '줄하향'

입력 2021-12-01 07:57   수정 2021-12-01 08:3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 출현에 증시가 출렁이자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이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잇달아 낮춰 잡았다. 사실상 매도 사인이라고 볼 수 있는 투자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B인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코스피 목표치를 3700에서 3350으로 낮췄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는 세계 거시 환경 변화에 긴밀하게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들의 이익 개선 내년 주요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반도체 업종은 현재 다운사이클에서 반등을 이루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재와 내구재, 유틸리티, 통신 등 업종은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익 하락이 예상되므로 '비중 축소'를 제시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골드만삭스는 우리나라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 '비중 확대'(Overweight)에서 '중립'(Marketweight)으로 낮췄다. 시장에서 보통 '중립'은 투자비중을 유지하거나 낮추는 것으로 매도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모건스탠리도 코스피 목표치를 3250에서 3000으로 하향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상승장을 이끈 만큼 조정 국면도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맞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는 "한국 시장이 다른 시장보다 더 빨리 '중기'에서 '후기'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후기인 후퇴기에 나타나는 징후가 한국에서 더 급격히 나타나고 있고 정책 금리 주기가 다른 시장보다 상당히 앞선 상태"라고 부연했다. 경기 사이클은 크게 초기와 중기, 후기, 침체기 등 4단계로 구분된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다운 사이클이 진행되고 있는 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점, 인플레이션 압력이 기업들의 비용 부담 증가로 이어지는 점 등이 한국 주식 시장에 불리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시의 주요 축인 반도체 사이클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4분기가 기대보다 좋을 수 있으나 이후 더 나빠질 공산도 있다"며 "최근의 SK하이닉스 랠리는 앞선 경기침체 때 양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맥쿼리는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3200으로 유지했다. 황찬영 맥쿼리증권 대표는 "4분기 본격화한 성장률 둔화가 내년 중 지속될 전망"이라며 "추가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업의 이익 성장이 지속 가능하다는 확신이 필요할 듯하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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